파라은영 2008. 1. 20. 00:18

** 겨울 나무 **



- 이 정하 -




그대가 어느 모습


어느 이름으로 내 곁을 스쳐 지나갔어도


그대의 여운은 아직도 내 가슴에


여울되어 어지럽다

 

 



따라나서지 않은 것이


꼭 내 얼어붙은 발 때문만은 아니었으리


붙잡기로 하면 붙잡지 못할 것도 아니었으나


안으로 그리움 삭일 때도 있어야 하는 것을

 



그대 향한 마음이 식어서도 아니다


잎잎이 그리움 떨구고 속살 보이는 게


무슨 부끄러움이 되랴


무슨 죄가 되겠느냐

 

 


지금 내 안에는


그대보다 더 큰 사랑


그대보다 더 소중한 또 하나의 그대가


푸르디푸르게 새움을 틔우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