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은영 2007. 6. 5. 15:27

 

 

       나무 1

 

    시 : 신경림

  낭송자 : 은희영

 

 

 나무를 길러본 사람 만이 안다

 

반듯하게 잘 자란 나무는

 

제대로 열매 맺지 못한다는 것을

 

너무 잘 나고 큰 나무는

 

제치레 하느라 오히려

 

좋은 열매를 갖지 못한다는 것을

 

한 군데쯤 부러졌거나 가지를 친 나무에

 

또는 못나고 볼품없이 자란 나무에 보다 실하고

 

단단한 열매가 맺힌다는 것을

 

나무를 길러본 사람만이 안다

 

우쭐대며 웃자란 나무는

 

이웃나무가 자라는 것을 가로막는 다는 것을

 

햇빛과 바람을 독차지해서

 

동무나무가 꽃 피고 열매맺는 것을

 

훼방한다는 것을 그래서 뽑히리라

 

베어 버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사람이 사는 일이 어찌 꼭 이와 같을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