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엄마에게
·은혜엄마에게
우리는 중매로 결혼하여 서로 얼굴을 쳐다보고 말하기도 쑥스러워서 천장을 쳐다보면서 말하곤했지! 그래도 재미있게 내말을 들어주고 특히 눈이 새까매서 예뻤는데.. 살다보니 눈동자의 색깔이 바뀌었지, 그래도 결혼초에 친정이 있는 대구로 기차를 타고 여행을 갈 때가 제일로 행복하고 좋았던것 같다. 얘기도 많이 나누고 맛있는것도 사먹고, 은혜엄마가 다리가 불편하여 걸음을 잘 걷지 못해서 내가 자주 업어주고 짐도 들어주고 아기도 내가 안고 다니면서 내 도움이 많이 필요했던 그때가 정말 좋았던 같다. 은혜엄마가 수술을 많이 해서 건망증이 심하고 자주 아프기도 했는데 시장에서 물건을 사면 잔돈 받아 오는 것을 잊어버려서 내가 항상 잔돈으로 지갑에 가득 채워주면 엄청 좋아했잔아,
은혜엄마한테 미안한것이 많은데 살림집이 없어서 첫아이를 임신하고 낳을 때까지 좁은가게에서 생활하느라 많이 힘들었지, 불편하다고 잔소리를 하면 못난 자존심 때문에 가게에 물건들을 부수고 집을 나가곤 했었는데, 친정이 멀어서 갈 수도 없고 혼자 많이 울었잔아 그래서 그런지 울보공주 은혜가 태어났고 자주 아프고 울기를 잘 하여 은혜엄마 마음을 아프게 했었지, 그리고 큰 새엄마가 성격이 유별나서 마음고생 많았을텐데 잘 받아주어서 고마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내가 무능하여 동생들에게 억울한 말 들어도 같이 대들지 않고 모든 것을 양보해주어서 은혜엄마한테 고맙고 미안하다
내가 은혜엄마한테 말하지 않고 여러군데 돈을 빌려서 가게를 부도내고 말없이 두어 달 집을 나갔을 때 빗쟁이들에게 시달린게 한적이 있는데 은혜엄마가 가게를 맡아서 장사를 잘 해주었고 빚도 하나하나 해결해주고 아는 사람을 통해서 일할 수 있는 직장도 구해주고.... 은혜엄마! 내가 잘못했어 그 때 많이 힘들었지!
은혜엄마한테 내가 두 가지 거짓말 한 것이 있는데 학교를 문앞에도 못 가봤다는 말과 교회문앞에도 안가봤다는 말을 안하건데 나중에 알고도 실망은 했지만 내가 “믿을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했더니 하나님앞에 약속한거라고 끝까지 가정을 지키려고 애써 준거 진짜로 고맙다. 그리고 내가 성환에서 노가다 일을 하다가 사고로 다쳐서 입원했을 때 은혜엄마가 속옷과 맛있는 음식을 싸들고 찾아와 위로해 주었지 그때 나는 생각을 못한 일이라 놀랬고 반갑고 고마웠다. 지금도 작고 약한 몸으로 열심히 뛰어다니며 노력하는 모습이 안쓰럽고 미안하지만 아이들이 어른이 될 때까지 참고 노력해서 잘 살아보자 그리고 한번도 안해 본 말인데 “은혜엄마 사랑해!” 마음으로는 항상 사랑하는데 말로하니까 쑥스럽네..ㅎㅎㅎㅎ
그리고 은혜엄마한테 약속하는데 말 안하고 집을 나간다거나 돈을 빌리는 일은 이제 안할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나를 한번 믿어 줘봐!!
내가 한글을 배워서 직접 연애편지 쓴 것을 받아보는 것이 소원이라고 했지! 그 소원 꼭 이루도록 열심히 한글공부해서 편지 보낼 거니까 기다려 조
은혜엄마 사랑한다!!
2007년 3월17일 은희영남편 김승환보냄